![]() 미스트 (The Mist, 2007) 감독 : 프랭크 다라본트 출연 : 토마스 제인 (데이빗 드레이튼) 미샤 가이 하든 (카모디 부인) 로리 홀든 (아만다 던프라) (결정적인 스포일러는 없지만 찜찜하신 분들은 패스) 1. '결말이 아주 충격적이다', '정보를 모를수록 재밌다' 정도의 이야기만 듣고 극장으로 향했다. 나는 <미스트>의 예고편도 보지 못했다. 초 자연적인 거대 생물체가 등장한다,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 생물체가 어떻게 생겼는지 스틸컷으로만 한 번 언뜻 보았을 뿐이다. 영화의 결말은 내 예상보다 훨씬 절망적이었다. 원작의 열린결말을, 영화는 너무도 친절하게 굵은 선을 그어 닫아 주었다.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2. 영화는 여러모로 '안개'의 덕을 많이 봤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공포'가 성립되니까. 괴 생명체들은 뚜렷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도 어느 정도 수용 가능했다. <킹콩>에서 정글을 뒤덮고 있던 온갖 징그러운 거대 곤충들의 생동감과 짐짓 비교가 되었다. 하지만 '안개' 속의 괴 생명체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폐쇄된 공간의 사람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으며 괴롭혔다. 꽁지를 잡히더라도, 도망칠 곳은 없었다. 고스란히 고통을 받아내야했다. 그 손바닥만한 마트가 그대로 사회의 축소판이 되었다. 규모가 작아진 만큼, 사람들의 감정들도 격렬하게 넘쳤다. 그 상황에서 모두가 힘을 합쳐 하나 되는 단결력을 보인다면, 그건 판타지겠지. 현실은 냉혹했다. 나도 그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사실은 끔찍하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카모디 부인의 신도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3. 놀라고 두려워하는 마트 안 사람들의 표정, 그 이상의 심리묘사를 영화가 잡아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주인공 드레이튼은 정말 용감하고 강해보였다. 원작에서 희망이라는 메세지를 듣는 그 모습처럼, 정말 끝까지 희망을 가지고 살아 남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 역시도 두려웠을것이다. 눈물로 얼룩진 어린 아들과, 집에 남겨두고 온 아내에 대한 걱정도 컸을 거고. 모두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편을 갈라 싸우기만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괴로웠겠지만, 그 부분이 제대로 묘사가 되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쉽다. 그랬다면 결말이 조금 더 정당화됐을지도. 4. 결말은 절망적이지만, 강렬하다. 마무리의 책임을 관객에게 떠넘기는 듯, 흐지부지 끝내는 것 보단 확실해서 오히려 좋은 결말일지도 모르겠다. 원작의 열린 결말이든, 영화의 강렬한 결말이든, 메세지는 결국 같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희망을 잃지말자'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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