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최근 며칠 간 평소보다 조금 더 '우울상태'. 그 우울함의 실타래는 명동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여자로부터 시작되었다. 나보다 머리하나는 더 큰, 185정도에 육박할 것 같은 큰 키의 여자 뒷모습이었다. 그렇게 거대한 키에 비해 그녀의 허리, 다리, 어깨는, 키 160정도의 갸냘픈 여자에게서 볼 수 있을 정도로 가늘고 얇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순간 '당연히 높은 하이힐이겠지' 라는 생각으로 그녀의 발목을 보니 굽 3cm가 될락말락한 단화 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 위로는 내 팔뚝만한 늘씬한 다리가 쭉 뻗어있고. 저런 신체조건이라면 당연히 모델이겠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의 뒷모습을 본 그 순간부터 나는 조금씩 더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그녀가 10cm정도 되는 굽의 부츠라도 신고 있었다면. '모델'이 아닌 '농구선수'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근육이 튼튼한 다리였다면. 그랬다면 어땠을까. 조금은 덜 우울했을까? 나는 잔뜩 침울해진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이건 단순한 시기심이나 질투심이 아니었다. 그 빛이 명백한 '우울함'. 내 마음은 나 조차도 알 수 없다. 내가 왜 그 여자를 보고 우울해졌는지. 2. 요즘 읽는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양을 쫓는 모험>. 소설 속 쥐의 편지를 읽으며 감탄, 감탄 했다. 바로 내가 찾던 문장들이라며 마음속으로나마 온갖 오버를 해 댔다. 나는 하루키가 출판한 책을 3권 읽었을 때에 (그 3권에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은 끼어있지 않다) 그의 팬이 되었고, 지금도 그가 쓴 책의 50%정도만 읽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토록 열렬하게 좋아하고 있다니, 남은 50%를 다 읽었을 땐 어떤 모습일지 두렵기까지하다. 나는 하루키를 좋아한다. 그의 문장에 공감하고, 그의 문장에서 '나 자신'을 느낀다. 정말이지 좋아할 수 밖에 없다. 3. 어제 코스트코에 다녀왔다. 모 카페에서 한컵에 2500원에 판매하는 campbell 크램차우더를 한 캔 샀다. 대부분의 카페에서 베이글을 주문하면 나오는 베이글도 6개 샀다. 한컵에 4000원에 판매하는 홍자몽주스도 한병 샀다. 페리에를 한 번 맛보고 싶어서 사려고 했는데 24개에 3만원이라는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서 도저히 살 수 없었다. 사려고 마음먹어도 내 힘으로 그 24병짜리 페리에를 내릴 수 조차 없었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몇 안되는 저가 와인들은 다른 대형마트에서 '행사가격'이라고 붙이는 가격으로 상시 판매를 하고 있었다. 닭고기 정육은 사고 싶었지만 1.5kg 단위로 판매하고 있어서 조금 부담이 됐다. 사실은 지금 냉동실에 그 닭고기 정육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고. 이래저래 2만원 남짓의 물건을 샀다. 코스트코는 재미있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티푸드들의 70%를 코스트코에서 해결할 수 있을거라는 농담을 주고받았지만, 생각해보니 농담이 아닌 듯 하다.
|
카테고리
포토로그
최근 등록된 덧글
아, 꼭 런치메뉴가 아니..
by 홍월영 at 01:28 제가 생각한 '네이슨의 동.. by 하치 at 07/20 저도 오늘 봤었는데, .. by guest at 07/20 저도 취향같은건 그닥 .. by 하치 at 07/20 제말이 제말이 제말이 .. by 하치 at 07/20 최근 등록된 트랙백
블로그의 값어치 히히,..
by 녹차와 양갱의 나날 간만에 시력검사 + 신촌 .. by Exhibition, xbtion. [Team_WAF] The Mi.. by 개구쟁이♡WAF 쿵푸 팬더 by 잠보니스틱스 튀김, Bar삭 by 녹차와 양갱의 나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