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펌프보이즈 출연 : 송용진(L.M/2nd guitar), 조정석(Jim/2nd guitar), 이영미(Rhetta/percussion), 전혜선(Prudie/percussion), 이준(Jackson/lead guitar), 박변계(Eddie/bass) 기획제작 : 쇼노트 장소 : 예술마당 1관 뮤지컬 리뷰는 처음이지만 미리 밝히고 싶은 건... 난 뮤지컬을 아주 좋아하지만 '비평'같은걸 할 만큼 지식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큰 공연이든 작은 공연이든 모든 공연엔 좋은 점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될수있음 그 공연을 좋게 봐주는 관대한 관객이라고 (내 스스로는) 생각한다. 1. 재밌다고 소문난 펌프보이즈를, 드디어 보았다. 헤드윅의 출연진들이 모인 공연이라 더 관심이 간 것도 사실이다. 내가 봤던 헤드윅은 지난 봄의 [송용진/전혜선] 캐스팅이었다. 직접 보진 못했지만, 조정석과 이영미 역시 헤드윅의 배우였다. 펌프보이즈는 적어도 '노래'와 '연주'가 되는 사람들의 공연이라는 점에 안심이 되었고, 간만에 라이브 세션의 뮤지컬이라 기대가 되었다(거참, 뮤지컬의 라이브 세션을 간만이라고 해야 되다니). 헤드윅과는 전혀 다른 스토리와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공연이지만 헤드윅의 그림자가 펌프보이즈 뒤에 길에 늘어져 있음을 무시하기는 솔직히 좀 힘들다고 본다. 물론 그게 꼭 나쁘다는 건 아니다. 2. 우선은 다른 뮤지컬과는 좀 다른 독특한 오프닝에 당황했다. 공연장에 입장하자 무대에 걸터앉아 미리 온 관객들과 함께 잡담을 나누고 있는 조정석이 보였다(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무대를 둘러보니 송용진도 빈 객석에 앉아 관객들과 장난을 치고 있었다. 나는 앞에서 둘째줄이었는데 얼마 뒤 송용진이 L.M의 건들건들한 캐릭터로 다가와 내게 얼굴을 들이대고 (...) 피부가 너무 좋다는 둥, 오빠가 어쩌고 이러면서 수작을 걸다 사라졌다. 음, 확실히 송용진이나 조정석 팬들은 무척이나 좋아하겠구나 싶었다. 배우들과 자연스럽게 얼굴을 맞댈 기회란 흔치 않을테니까(하지만 나는 민망했다orz 이럴줄 알았으면 뒷 줄을 예매할걸 그랬다고 살짝 후회). 그리고 조금 불안했다. 혹시 이거 대놓고 팬서비스(만)하는 공연 아냐? 듣자하니 나갈때 배우들이 관객을 배웅까지 한다던데. 배우들은 하나 둘 무대로 걸어나와 좀 더 잡담을 나누다 '별로 할말도 없는데 이제 시작하자' 라는 말로 진짜 공연이 시작된다. 3. 예상대로 공연은 별다른 스토리가 없이 공연과 퍼포먼스 위주로 흘러갔다. 나오는 이야기란 펌프보이들과 더블컵 시스터즈가 각자 주유소와 식당을 운영하면서 이런 저런 잡담을 하는 정도이다. 너 좋아하는 여자 있다며, 난 이런 여자가 좋아, 난 형을 좋아하는 여자들이 이해가 안돼, 우리 놀러갈까? 어디로? 바다로, 그나저나 손님들이여 팁을 달라구! 기타등등. 송용진과 조정석은 시종일관 눈웃음과 발랄함과 농담과 애교를 번갈아가며 부려댄다. 그저 웃기다, 귀엽네 생각을 하는것만으로도 공연시간은 후딱 지나가버린다. 더블컵 시스터즈의 경우 전혜선은 동생으로 귀여운 캐릭터, 이영미는 언니로 생활력 강하고 파워풀한(?) 캐릭터로 이영미의 가창력이 부각되는 노래들이 주로 나온다. 전혜선은 그 귀엽고 어리버리한 캐릭터에 갖혀 예쁘게 미소짓고 아기같은 목소리로만 노래해서 좀 아쉬웠다. 그녀를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면 딱 그런 캐릭터로만 기억하겠지. 아아, 딱 한곡이라도 좋으니 제발 한곡이라도 멋지게 불러주세요! 하지만 이미 캐릭터가 그런 걸 어쩔꺼야. 근데 그렇게 소비될 캐릭터였다면 꼭 전혜선이 아니어도 상관없었잖아,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역시 헤드윅의 배우들을 모으는 데 의의를 두었던 걸까나. 4. 일단 연주와 노래는 생각했던 대로 나쁘지 않았다. 듣고 있는 그 순간에는 경쾌하고 흥겹고 웃음이 난다. 몸을 흔들며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송용진을 보고 있으면 '아 정말 즐거워하는구나' 라는게 느껴진다. 온몸으로 즐기고 있는 것이 분명한 배우들을 보는 건 관객으로서도 기분 좋은 일이다. 다만 노래 가사가 귀에 잘 들리지 않아서 좀 난감했다. 더블컵 시스터즈의 노래는 뭘 노래하고 있는지, 뭘 말하고 싶은지 귀에 딱딱 꽂히는데 펌프보이들의 노랫말은 잘 들리지도 않고 뭘 말하려고 하는지 잘 인식이 되질 않았다. 거의 절반 이상이 그랬다. 게다가 지나가고 나면 기억나는 노래들이 별로 없다. 근데 더 놀라운 건 '그게 정말 아무상관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노랫말이 하나도 안들려도 얘네가 지금 뭘 노래했는지 잘 모르고 지나가도 별 상관이 없다. 한 15분쯤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도 아무 상관이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즐기면 돼! 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노래는 좀 잘 들렸으면 좋겠다. 일단은 노래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뮤지컬이니까. 5. 아무생각없이 리듬에 몸을 맡기고 구경하기에는 딱 좋은 공연이다. 혹시라도 조정석이나 송용진의 팬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팬서비스 공연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만약에 내가 그들의 팬이라면, 몇 번이고 반복해서 공연을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공연 특성상 애드립도 아주 많을 것이고,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공연의 분위기도 꽤 다르겠지. 하지만 그 배우들의 팬이 아니었다면? 100% 즐기기 힘들것이다. 내내 오버를 하는 배우들이 좀 신경이 쓰일 것이고, 호응을 유도하는 게 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포스터에 '오빠들이 채워줄게' 라고 되어 있는데, 내 경우엔 10%정도, 덜 채워진 것 같다. - off the record 왜 내가 본 공연엔 택배맨이 없었는지.....(한숨) 조금 기대했는데. ㅜㅜ 송용진의 다리 길이는 정말 슬픈 것 같다. (송용진 팬들이 보면 뭐라고 하려나. 근데 사실이잖아...) 조정석도 키가 작은 편이라... 둘이 나란히 서서 춤추고 노래하면 애교부리고 그러면 정말정말정말 귀여워보인다!!! 이건 좋은 점. 그리고 조정석 얼굴이 정말 정말 정말 작아서 놀랐다. 말 그대로 주먹만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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