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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로 우울한 요즘입니다. '우울하다'는 말을 안쓰려고 평소에 무척 노력을 합니다. 가끔 실제 상황보다 '우울하다'는 말이 사람을 더 우울하게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말 우울할 땐 어쩔 수 없는 것 같네요. 그리고 정말 우울하지 않을 때에도 전 행복하지는 않습니다(이런 말을 할때 남자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거짓말을 할 수는 없어요). 전 대체로 우울이라는 감정을 베이스에 깔고 있습니다. 요샌 우울하다는 말, 우울증이라는 병, 모두가 흔해졌으니 저 같은 사람도 크게 이상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새벽시간이고, 우울하다는 말을 읖조리고 있는 포스팅은 지금도 열심히 올라가고 있을 거에요. 저도 그 사이에 숨어버리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겠지요. 하지만 저는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나 우울증인가봐' 라고 내뱉는 말을 들으면 순간적으로 화가 울컥 치솟는 걸 느낍니다. 내 주머니엔 천원밖에 없는데 10만원 쯤 가진 사람이 '오늘은 돈이 없어서 뭘 못하겠다' 라고 말하고 있고, 뚱뚱한 내 앞에서 늘씬한 여자가 '나 너무 뚱뚱해서 다이어트 해야겠어' 라고 말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단순히 저의 피해의식일 수도 있죠. 저는 '우울증인가봐' 라고 말하는 사람의 우울함 정도를 알 수 없으니까요. '우울하다' 는 말을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가끔 '왜?' 하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왜 우울한데?' 라는 질문을 받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잘 모르겠거든요. 바로 대답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 핸드폰 문자 등으로 그 질문을 받게 되면 한참 생각해봅니다. 나는 왜 우울한걸까. 가난해서? 똑똑하지 못해서? 남들 다 잘하는 영어를 잘 못해서? 아님 예쁘지 않아서? 부모님과 사이가 원만하지 못해서? 여러가지로 떳떳하지 못해서? 아닙니다. 제가 부자가 되고, 똑똑해지고, 토익 만점을 받고, 연예인 누구만큼 예뻐지고, 부모님의 기준에 부합하는 자랑스러운 딸이 된다고 해서 제가 덜 우울할거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우울함의 정답은 없습니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처음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합니다. '이 따위 세상에 태어났으니까 우울한거 아니야?' 하하. 제가 생각해도 바보같은 결론이네요. 어쨌든 바보같은 대답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전 제 감정을 가능한 한 또 숨기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어요. 대답하지 못하는 질문을 받게 되는 건 괴로운 일이니까요. 제가 대체 말이 되는 얘기를 쓴건지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저는 요즘 우울하다, 우울하다, 우울하다 세번 반복해서 말해도 시원하지 않을 만큼 우울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우울할 때 폭식으로 해소를 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일부러 적게 먹으려고 애쓰던 평소보다 약 2배의 양을 먹어치우기도 했네요. 맛있는 음식이었으니까, 나쁘진 않았어요. 왼손 두 번째 손가락 지문이 부르터서 뒤틀릴만큼 십자수를 놓기도 했습니다. 십자수를 하고 있으면 잡념이 싹 사라지기 때문에 마음을 다스리는 데에 꽤 좋아요. 내일은 일정을 좀 더 조여서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자전거를 가지고 나가서 타기도 하고 좀 그래야겠어요. 저도 나름대로 제 자신을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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